리조트체육관 붕괴사고의 근본원인도 정부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리조트체육관 붕괴사고의 근본원인도 정부다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4-02-23 19:59

본문

10명의 사망자를 낸 경주의 리조트 체육관 지붕붕괴 사고의 과정과 사후 대책, 그리고 사고 원인 등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지역민들은 계속 허탈감, 실망감을 맛보고 있다.
지역민들은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면서 ‘설마’ 하는 심정으로 체육관을 사용하게 한 업체, 이런 행사를 이런 시설에서 그것도 학생회만으로 진행하도록 한 대학의 불감증에 허탈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근본원인이 있는 곳은 바로 정부와 지자체다. 1995년 4월 일어난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사고 때 유가족 대표는 “사고가 난 것은 정부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이 전의 군사정권 때에는 공직자들의 기강이 서 있어서 평소 현장점검 등을 충실해 했으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기강이 급격히 느슨해져 사고 며칠 전부터 이상 신호가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논리였다. 이 사고 후에도 한국에는 수많은 대형 안전사고가 났다. 모두 인재였다. 사전 점검만 충실했더라면 모두 막을 수 있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형 사고가 연례적으로 되풀이된다는 것은 제도적으로 이를 막지 못한 정부와 지자체에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번 리조트 사고도 지자체 안전담당 혹은 소방공무원이 점검을 못한다면 이런 다중이용 시설을 가진 업주가 자체 점검을 하고 그 결과를 지자체에 제출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데에서 일어난 것이다.
시설 업주들이 사고 때 우왕좌왕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부 책임이다. 1999년 6월 30일 23명의 유치원생을 숨지게 한 경기도 화성의 시랜드 수련원 화재사고와 이번 마우나리조트 사고는 닮은 점이 너무 많다. 두 시설에서는 우선 사고가 났을 당시 업체 종사원들이 피해자 구출 등 사고수습에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시설도 부실했고 사고가 나도 소방차가 달려오기에 너무 먼 거리에 있었다는 것도 똑같다. 시랜드에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한 유치원의 교사들은 아이들을 다른 방에 재우면서 자신들은 딴 곳에 있었고, 이번 리조트에 대학생을 보낸 대학은 학생들에게만 프로그램을 맡기고 자신들은 나몰라라 했다.
이래서 안전관리자를 두지 않고 이런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 안전사고를 염두에 두지 않고 수많은 아이와 학생들을 방치한 유치원과 대학 등 피해자가 소속된 곳에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도록 그동안 방치해온 정부에 사고의 근본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는 사고가 일어난 이유에서부터 사고 이후 대처과정의 문제점 등을 분석한 백서와 사고대처 매뉴얼 및 재방방지 대책을 내놓고 매뉴얼에 따른 예방 훈련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모든 안전사고는 정부와 지자체에 책임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